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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월드컵 최종 평가전 관전기

2010.05.18 21:51
'저렴한' 운동경기 관전 이력
이제껏 경기장에서 실제 경기를 관전해본 경험이라곤 딱 두 번밖에 없었더랬습니다. 한번은 야구, 또 한번은 농구.

우선 첫 경험은 프로야구경기였는데요. 
고교야구가 한창 인기를 누리던 초등학교 시절,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처음 태동하고 유행처럼 어린이들이 프로야구구단 회원(하두 오래된 일이라 당시 이 회원제를 뭐라 불렀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무언가 별도의 이름이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에 가입했었죠. 저 역시 집 근처에 OB맥주 공장이 있었다는 이유 하나로 막연한 친근감을 느껴 OB베어스에 가입하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무료관전의 기회를 얻어 동대문야구장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관람했었습니다. 외야석에 자리를 찾아 경기를 관람하려니 외야를 지키는 수비선수의 움직임 외에는,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던 그야말로 초라한 첫 경험이었습니다.

이후 두번째 경험은 첫 경험을 했던 시절의 내 나이보다 더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7년 전인가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농구경기를 관전한 것이었죠.
친구 가족과 함께 갔었는데, 어느 팀 간의 경기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그저 '농구경기장의 분위기 이런 거구나' 정도를 느끼는데 그친 경험이었습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입성하다
이렇듯 '저렴한' 저의 경기관전 이력에 굵직한 한 획을 긋는 관전을 그저께 16일(일) 했었습니다. 바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던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 평가전이 그것인데요.


[ 경기장 모습(촬영 - iPhone "Camera Plus") ]

       


이전부터도 가족들과 함께 운동경기 관전의 기회를 가져야겠다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던터라, 지인이 제의한 이 경기 관전은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습니다. 더구나 온 국민의 열렬한 인기를 한 몸에 안고 있는 박지성 선수까지 출전하는 경기이다보니, 경기관전 일정이 정해진 이후 두 아들 녀석들에게 자신있게 스케쥴을 각인시켜왔죠. 사실 중학교 2학년이 된 큰 아들은 이제 왠만한 가족행사가 아니고서는 자신의 스케쥴을 조정할 의사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이렇듯 자신있게 제의할 수 있는 꺼리가 있다는 자체가 참 좋더군요.


[ 경기 모습(촬영 - iPhone "Camera Plus") ]

       

[ 이청용, 조원일, 차두리(촬영 - iPhone "Camera Plus") ]




국악원에서 "초록음악회" 공연을 마치고 서둘러 경기장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경기장 부근은 이미 주차장에 주차하지 못한 차량들로 거대한 거리주차장으로 변모해 있었고, 곳곳에 붉은 티셔츠를 입은 관중들의 발걸음이 우리 가족의 마음도 들뜨게 하더군요.

[ 입장권(촬영 - iPhone "MoreLomo") ]



미리 받아놓았던 입장권에 1등석이라고 표기되어 있던지라 좋은 위치에서 경기관람이 가능하겠구나 했었지만, 선수들이 이렇듯 가까운 곳에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더랬습니다. 이전 두번의 경험이 하두 허접했다보니 기대수준이 하염없이 낮았던 탓이겠죠. ㅋㅋ 

하여간 관중석 맨 앞 세번째 줄에 앉다보니 박지성 선수의 공격 모습을 바로 앞에서 관전할 수 있었고, 카메라(Nikon D-70) 가방을 챙기지 않았지만 전용카메라도 아닌 아이폰(iPhone) 카메라 어플(application)로도 촬영이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 박지성 선수 경기 모습(촬영 - iPhone "Camera Plus") ]



'경기장에 이런 관중 꼭 있다'

[ 열혈팬 응원 모습(촬영 - iPhone "Camera Plus") ]



운동 경기장에는 각양각색의 열혈팬들이 연출해내는 갖가지 응원 모습이 하나의 '볼꺼리'가 된다는 얘기를 하곤 하죠. 
제가 앉은 관중석 옆 계단에도 이런 관중이 있었더랬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이미 목이 쉴데로 쉬신 상태에서 비닐봉지에 담긴 콜라로 목을 축여가며, 마치 응원을 하는 듯한 모습으로 "정성룡 화이팅"을 외치시던 그 분의 모습이 처음에는 이색적인 '볼꺼리'로 여겨졌었죠. 
그렇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경기 진행과 무관한 응원구호가 주변의 관전자들에게 폐해로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자중 요청을 해도 멈출 수 없는 그 분의 응원을 '관전하며', 질서와 리듬 그리고 어울림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 붉은악마 응원 모습(촬영 - iPhone "Camera Plus") ]




아름다운 음악, 붉은악마의 응원
같은 응원이지만 질서없이 무턱대고, 리듬을 무시한 채, 일체의 어울림도 없는 응원과 질서정연하게, 리드믹한 응원구호나 응원가와 수천명이 어우러져 쏟아내는 역동적인 응원의 차이가 바로, '그 분'과 '붉은악마'가 중심이 되는 일반 관중의 응원의 차이라는 것을 말이죠. 비록 응원소리의 크기도 붉은악마가 커서 고막에 더 자극적이었으며, 폭죽까지 동원해서 그저 외로운 외침과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그 분보다 붉은악마가 더 위험스레 보였지만 붉은악마에게는 갖춰져 있는 '질서와 리듬, 어울림'이 그 분에겐 없었던 것입니다.

[ 출정식 모습(촬영 - iPhone "Camera Plus") ]

        

[ 출정식 모습(촬영 - iPhone "Camera Plus") ]




질서가 없는 소리는 '음(音, Sound)'라 하지 않으며 '소음(騷音, Noise)'라 하죠. 음악이 아름답게 들리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질서와 리듬, 어울림'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붉은악마의 응원이 아름다운 음악이기에 우리 대표선수들이 그 응원에 힘입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것이고, 출정식에서도 그런 '응원의 음악'에 선수들이 붉은악마에 감사를 표하며 2010 남아공월드컵 승리의 결의를 다지는 인사를 했다고 여겨집니다.

실제 경기관전으로 세번째, 축구경기로는 난생 처음이었던 이번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 평가전은 2002 월드컵의 흥분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그 때는 해보지 못했던 '파도타기'도 경험해볼 수있었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선전과 낭보를 기원하며, 힘찬 응원을 보내보죠.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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