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Culture)

다르지만 같아 '하나된' 두 사람의 이야기, <언터처블(Intouchable)>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은 두 장애인의 거리낌없는 만남이 유쾌한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수작(秀作)이었습니다.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너무나도 상반된 요소들이 정교하게 배치되어 영화의 극적 긴장을 자연스레 갖추고 있었죠. 그러나 서로의 너무나도 ‘다름’은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된 두 주인공의 ‘어우러져 감’을 통해 극적 이완으로 자연스레 ‘하나됨’으로 풀어져 보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죠.
자칫 삶의 진지함이나 철학적 무게감으로 영화적 재미를 살리기 어려운 실화를, 영화 <언터처블>은 ‘전혀 다름’이라는 이질적 요소를 부각시켜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끌더군요.  

경제적 부족함은 눈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하지만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온 몸이 마비된 상태로 누군가의 도움이 아니고서는 숨 쉬는 일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피부 하얀 장애인 필립.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큼의 건강한 몸을 지녔지만 극심한 가난 속에서 처절하게 하루하루를 버티다 절도행위로 6개월의 실형으로 결국 '범죄자'라는 장애를 지니게 된 피부 검은 드리스.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한 필립의 격조 높은 교양은 거침없이 자유로운 무식과 상반되고, 백만장자이지만 전신불구인 필립이 좋아하는 고귀한 클래식음악은 빈민촌의 가진 것 없는 무일푼 드리스가 좋아하는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arth, Wind & Fire)와 쿨 앤더 갱(Cool & The Gang)과 너무나도 달랐죠.

“참고할만한 자격증 같은 거 있으세요?”
“쿨 앤 더갱, 어스 윈드 앤 파이어. 좋은 참고가 되겠죠?”
“누군지 몰라요”
“그들을 모르신다니 음악에 관심이 없으시군요.”
“술인지 뭔지 내가 몰라도...”
“당신은 쇼팽, 슈베르트, 베를리오 알아요?”
“베를리오즈 아냐구요? 당신이 거길 안다니 놀랍네요.”
“어느 건물이요?”
“건물이라니 무슨 말이예요?”
“그 동네가 베를리오즈라고 불리기 전부터 그는 작곡가였어요.”

필립을 돌봐줄 도우미 채용을 위한 면접에서 두 사람의 음악에 관한 선문답 같은 이 대화는 프랑스식 '해학(諧謔)'이 아닐까 싶습니다.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모든 주어진 환경과 조건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겪고 있다는 '같음'으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두 사람의 '하나됨'은 우리 인간사회가 지향하는 이상향이기에, 영화 <언터처블>은 그저 재미만 있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지니고 있는 ‘부족’ 때문에 우울한 나날의 연속일 수 있는 삶을, ‘나눔’과 ‘함께 함’, ‘하나됨’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삶으로 바꿔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 교훈이 담긴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