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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학(Instructional Technology)

교육학 용어에 대한 단상(斷想)

이메일로 구독하고 있는 블로그글 중에 엉뚱이(@parkhyungjoo)님을 통해 알게된 <the eLearning Coach>가 있습니다.

지난 4월 19일 발행된 "9가지 교수사태의 확장(Expanding on the Nine Events of Instruction)"이란 글을 읽다보니, 이전에 지니고 있던 교육학용어의 번역에 대한 단상이 떠오르더군요.





가네(Robert Gagne)의 9가지 교수사태(Nine Events of Instruction)는 정보처리이론을 바탕으로 한 교수설계이론이죠.

이는 학습자의 내적 과정이 촉진되기 위해 교수자가 어떻게 외적 과정에서 수업의 사태를 제공할 수 있는가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입니다.

학교현장에서의 교사의 교수-학습지도안이 주로 이와 같은 교수사태를 근간으로 하고 있죠.


처음 가네의 이론을 접하면서 '교수사태'라는 용어에 있어 '사태'에 대한 생경함을 지녔던 기억이 있는데요. 사실 아직까지도 이 용어는 '교수전략'의 '전략'과 마찬가지로 그리 적절한 번역용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왜 'event'를 '사태'라고 번역했을까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보다 마땅한 용어가 떠오르지도 않더군요. 학술용어의 특수성이 그 집단에서 공인되는 별도의 절차를 요구하다보니 용어를 새로이 번역하고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학문적 관행을 심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태'라는 용어가 '일이 되어가는 형편이나 상황 또는 벌어진 일의 상태'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볼 때, 교육학용어로서 'event'를 접하지 않은 이들 중 이 용어를 '사태'로 번역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또한 이렇듯 교육학용어와 일반용어간에 의미적 혼란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는 용어는 새로이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지극히 개인적 견해로 보자면, 비록 군사용어이긴 하지만 'strategy'를 '전략'이라 번역한 '교수전략'이라는 용어의 경우에는 그나마 '사태'에 비해서는 의미전달의 어려움이 보다 덜한 것 같습니다.


          

                                                 교수설계이론 - 10점
임철일 지음/교육과학사


임철일(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은 자신의 저서 『교수설계이론』(서울: 교육과학사, 2000)을 통해 '사태'라는 용어에는 두 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정리하였습니다. 하나는 '무엇인가 발생한다'는 의미의 '활동(activities)'과 두번째 '단계(steps)'라는 것입니다. 


가네의 9가지 교수사태라는 교수설계모형을 아시는 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려운 한자어 일색인 법률용어도 보다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현 추세에 교육학용어들도 누구나 쉽사리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다시 번역한다면 가네의 'event'를 어떻게 번역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