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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와 언론, 그리고 건강한 사회

2009.12.15 20:26
연말이면 각종 통계가 쏟아져 나오죠.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한 사회를 통계수치로 더듬어보는 것이 그저 '재미'로 그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죠.
개인적으로 저는 이런 통계들을 그저 '재미'로 치부해버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요목조목 세밀히 들여다보지 않는 편이지만, 오늘 접한 두 가지의 통계가 비교대상으로 눈길을 끌어 이에 대해 포스팅해봅니다.





우선 접하게 된 통계는 아시아경제신문 기사인 "돈 가장 많이 버는 직업은?"이었습니다.


ㅇ 관련기사 : 아시아경제(2009. 12. 15) - "돈 가장 많이 버는 직업은?"


이 기사에 의하면 2008년 한국고용정보원이 <2008 산업·직업별 고용구조 조사> 결과, 가장 돈 많이 버는 직업으로 한 달에 1,073만원의 소득을 올린 세무사였고,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직업은 상업판매원으로 전체 취업자 2,373만 4,000명의 6.7%인 159만 4,000명이었다고 하는군요. 또한 전체 취업자들의 월 평균 소득은 203만 7,000원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43.4세, 평균 근속년수는 8.5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9.3시간이었다네요. 

이 데이터의 결과로 제시된 '월 평균 소득'이라든가', '평균 연령', '평균 근속년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가늠자로 나의 모습을 재어보니, 어떤 항목엔 위안의 한숨이 또 어떤 항목엔 절망의 한숨이 나오는군요.

반면 두번째 접하게 된 통계인 "신랑 ‘평균조건’, 연봉 4579만원에 키 177cm"라는 제하 기사에서는 제목 자체에서 이미 절망의 한숨이 쏟아지는군요. 키가 안되면 연봉이라도 되던가, 현재 연봉이 안되면 자산보유액 2억 1,587만원이나 되던가, 이도 저도 안되면 나이라도 신랑이 되기 위한 '평균조건'에 미쳤어야할텐데 이 모든 조건들을 가늠자로 지금의 나를 재어보면, 그야말로 '형편없는' 신랑의 조건이며 아예 결혼의 가능성이 희박한 존재로 가치절하되어버립니다. 그나마도 '평균조건'에 부합하기 위해 들이밀 수 있는 조건이라면 선호하는 직업 1위가 '공무원'이라는 사실일 것입니다. 


ㅇ 관련기사 : 경향신문(2009. 12. 15) - "신랑 '평균조건', 연봉 4,579만원에 키 177cm"


위 두 가지 통계는 이를 접하는 많은 이들에게 저의 경우처럼 자괴감에 빠져들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직업이 '존경받는 직업'이 될 수 없고, '자신의 삶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직업'이 될 수 없으며, 미취업자가 반드시 선택해야할 '바람직한 직업'이라고 할 수도 없다는 점을 곱씹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상적인 남성과 여성의 직업이 각각 '공무원·공사'와 '교사'라는 점은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직업'에 대한 통계 결과와 상치(相馳; 일이나 뜻이 서로 어긋남)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다시 말해 남성이나 여성이 모두 이상적으로 여기는 신랑, 신부감의 직업이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직업인 '세무사'가 아니라 '공무원(교사도 교직공무원)'이라는 것이죠. 

늘 이맘때쯤 접하는 이런 류의 통계는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조사의 목적 뿐 아니라 이를 그저 가십꺼리로 여겨 언론이 '눈길 끄는' 정보로서 국민들에게 팔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고 다시금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게끔' 합니다. 다종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하며, 이에 따른 다종다양한 직업이 존재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는, 결코 '돈'과는 상관없이도 가치를 인정받으며 신랑·신부의 이상적인 직업으로 손꼽히는 그런 직업들이 얼마든지 많다는 사실이 부각될 수 있는 통계, 이를 전달하는 언론이 많아야한다는 생각이 너무 이상적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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