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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꿰뚫어보기] 두번째 포스트로, 판소리를 구성하는 세 요소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판소리는 1인의 소리꾼과 북으로 장단반주하는 1인의 고수, 그리고 이를 듣는 청중이 엮어가는 음악입니다. 판소리를 엮어가는 소리꾼과 고수, 그리고 청중의 역할에 대해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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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소리꾼은 사설을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아니리’를 통해 해설자로, 소리를 통해 주인공으로 등등, 이야기 속의 다양한 배역들을 모두 소화해내어야 하는 일인다역의 연기자가 되죠. 또한 청중을 ‘웃기고 울리는’ 경지에 도달해서 깊은 공감과 감탄을 이끌어내기 위해 ‘소리’나 ‘아니리’, 그리고 ‘창조’ 외에도 극적인 상황을 몸짓으로 그려내어 시각적 효과를 더해주는 ‘너름새’ 즉 ‘발림’의 요소로 판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엮어내야 합니다.


신재효의 <광대가>라는 단가에는 소리꾼의 자질에 대해, “광대라는 것은 제일은 인물치레, 둘째는 사설치레, 그직차 득음이요, 그직차 너름새라…”, 즉 ‘뛰어난 인물을 겸비하고, 분명하고 정확한 아니리로 이야기를 엮어나갈 수 있어야 하며, 좋은 목소리로 장단과 가락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구성지고 맵씨있는 발림으로 청중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소리의 기량으로 소리의 극적 긴장과 이완의 ‘맺고 품’을 자유로이 조절해서 소리판의 예술적 균형을 이루어내야하는 소리꾼은 ‘부드러움’, ‘화려함’, ‘고상함’을 통해 ‘정제된’, 혹은 ‘다듬어진’ 소리가 아닌, 오히려 ‘다소 거칠면서 투박한, 그리고 곰삭고 구수한’ 소리의 미(美)를 추구합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맑은 소리는 ‘양성’이라 하고, 기교에만 치우치고 긴장감이 없는 소리는 ‘노랑목’, 소리와 입안에서 울리고 분명치 않은 소리를 ‘함성’, 공력이 들지 않아 목이 트이지 않은 소리를 ‘생목’, 발발떠는 소리인 ‘발발성’ 등등의 소리는 예술적 가치가 없는 소리로 여기는 반면, ‘수리성’이라고 하는 쉰소리같이 껄껄하지만 탁트인 소리와 천부적으로 타고난 좋은 소리인 ‘천구성’을 으뜸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소리꾼들은 이런 소리를 만들기 위해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폭포수 밑이나 토굴 같은 장소에서 피나는 ‘독공’을 해오고 있죠. 소리꾼들이 독공의 장소로 이런 곳을 택했던 것은 판소리의 연행이 시끌벅적한 장터나 잔치와 같은 옥외에서 이루어졌던 만큼 성량이 큰 소리를 요구했던 데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춘향가>와 같이 가장 긴 것의 경우 8시간이란 장시간의 소리를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열린 공간에서 청중을 압도할 수 있는 성량뿐 아니라 소리의 공력을 쌓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독공의 과정을 거쳐 모든 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경지를 “득음했다”고 하는데, 이 경지가 되면 소리꾼은 비로소 ‘명창’이나 ‘국창’의 영예를 안을 수 있는 자질을 갖추게 되죠.




고 수(鼓手)


장고로 반주하는 여느 성악곡이나 기악곡과 달리 판소리는 북으로 반주하는데, 소리꾼의 소리를 좌우할 정도로 고수의 역할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이는 고수의 역할이 반주로서 단지 연주자의 소리를 뒷받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꾼의 소리를 이끌고 나가야함을 나타내는 것인데, 널리 알려진 ‘일고수이명창(一鼓手二名唱)’, 즉 1인의 명고수에 두 명의 명창이 배출될 수 있다는 표현은 소리의 내면까지 꿰고 있는 고수가 소리의 빠르기나 세기, 음악적 흐름 등에 영향을 미치며 소리꾼의 소리를 만들어가는 역할의 중요성을 빗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중(관람객)



여기에 더하여 판소리를 듣는 청중들의 ‘추임새’나 반응이 소리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는 것 또한 판소리만의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여타의 음악공연에서 청중에게서 생산된 소리가 일체 연주자의 방해요소로 여겨짐을 비추어볼 때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소리에 있어, 직접 부를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명창 못지 않게 소리의 속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 ‘귀명창’이 적재적소에 던져주는 추임새는 소리에 대한 감동을 표현하는 자연적인 감탄사로서 소리꾼과의 음악적 교감을 이루어내는 매우 중요한 요소랍니다. 추임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소리꾼의 소리의 자질이 평가되고, 소리꾼의 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소리판에 참여한 청중 역시 판소리예술의 주체임을 자각케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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