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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의 아우라(Aura of Lens)

디카(Dica)가 있어 행복했던 퇴근길

남원에 파견근무를 시작한지 이번 달 18일이면 벌써 1년이 되네요.
서울에서의 직장생활과 남원에서의 직장생활의 가장 큰 차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출퇴근거리와 시간입니다.

마을버스를 이용해 전철역으로 이동하고, 콩나물시루같은 1호선에 간신히 몸을 비집고 승차해서 신도림역 하차. 그리곤 계단을 내려가는데만 근 10여분이 소요되는 2호선으로 갈아타고 다시 방배역에 하차하여 마을버스에 승차. 이런 출근여정을 거치는데 대략 1시간 10분이 소요되지요.

출근 자체만으로도 몸은 이미 녹초가 될 정도의 고된 하루하루가 서울에서의 직장생활이라면, 노래 한 곡을 다 들을 수도 없을 정도로 짧은 출퇴근 거리는 서울에서의 그것의 1/10밖에 되지 않는 2km 정도랍니다. 서울에서처럼 분주함도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사람에 치이고 자가용을 이용하면 차에 치이는 생지옥 같은 출퇴근이 아니라 지리산의 푸른 내음을 맡으며 요천(남원 중심을 흐르고 있는 개천을 '요천'이라고 하죠)의 하늘거리듯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고작 10분이면 넉넉한 출퇴근이 가능한 것이 남원에서의 직장생활이죠.

이런 여유로운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서울에서의 교통체증이 심각했던 퇴근길 차 안에서 똑딱이(자동디카를 이렇게 불렀죠)로 찍었던 노을이 떠오르는군요. 비록 '짜증'과 '피로감'이 몸을 주체할 수 없게 하는 일상이었지만 똑딱이 쿨픽스(Coolpix) 5900으로 세상을 담고자 했던 그 때는 참 행복했더랬습니다. 때로는 나름의 기교를 부려 지난 글 '니콘(Nikon) 쿨픽스(Coolpix) 5900의 파노라마'와 같은 사진을 찍는가 하면, 이렇듯 주머니에 쏘옥 넣어두었던 똑딱이로 눈에 들어오는 세상을 바로 담아보았던 그 때가 그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