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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대학입시와 다른 선거를 꿈꾸며...

​출근길에 드디어 선거유세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비가 단비이면 좋으련만 지나쳐 장마비가 되면 비를 맞는 인간세상에 피해를 입히게 되죠.

​출근 유동인구가 가장 붐비는 지하철 입구에는 어김없이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목이 터져라 외치는 입후보자와 선거운동 도우미들이 도열하고 있고, 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이들은 의무적으로 이들을 만나야하고, 이들이 외치는 구호를 들어야 합니다.

​번호, 정당, 후보자이름이 서로 뒤섞여 뭐라 외치는지 구분하기 어려운 저마다의 외침은 귀를 괴롭히고, 후보자들이 청하는 악수에 서두르는 걸음은 곤혹스럽고 버려진 명함을 피해 걷느라 갈지자가 되기 일쑤이죠.

​선거 때마다 소요되는 엄청난 선거비용이 불필요한 낭비가 되길 원하는 사람은 없을텐데도 유세양상이 그리 달라지지 않는 것은, 후보자들이 이런 유세방식에 대해 필요성이나 효율성을 인정하는 탓이겠죠?

​선거유세의 최우선의 목적은 후보자의 존재와 당선 후 펼칠 공약을 유권자들에게 알려 표를 모으는 것일 것입니다. 사실 지금과 같은 유세가 후보자들에게나 유권자들에게나 어느 정도나 효율적일까를 곱씹어보면 이내 고개를 가로젓게 되죠. 출근에 쫓기는 유권자들의 홀대를 받아가며 펼치는 '존재 알리기'식 유세보다는 유권자들이 꼼꼼히 살펴보고 진정한 일꾼을 뽑는데 중요한 잣대인 후보자의 '공약내용 알리기'에 비중을 두는 선거활동, 대의정치문화가 선거 때마다 아쉬웠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아직도 우리의 선거문화는 입시와 참 많이 닮아 있는가 봅니다. 학생의 적성이나 학문에 대한 열정보다는 학교의 인지도가 우선시되듯 공약이나 공약의 실천력, 후보자의 됨됨이보다 정당이나 인맥이 '선택'의 잣대가 되는 경향이, 결국 이런 선거문화가 가능하게 하는 것일테니 말이죠.

​저만 이런 느낌, 생각인가요?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