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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Education)

‘놀토’에 뭐하고 놀래?

드디어 <주 5일 수업제>가 본격 시행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갖가지 지원대책과 논의가 활발한 이즈음, 한 언론매체에 실린 칼럼은 신선한 자극으로 눈에 밟혔습니다.

ㅇ 관련기사: ‘놀토’에 놀면 안 되는 거니? - 중앙일보(2012. 3. 9)

그런데 ‘놀토’에 부모들이 애써 준비하고 투자하는 다양한 교육적 활동을 하게 하기보다 ‘놀게 해줘야’한다는 글쓴이의 의견에 적극 동감을 갖으면서도 영 게운치 않더군요.
‘놀게 하는’ 건 좋은데 ‘무엇을 하며 놀게 하느냐’의 문제가 꼬리를 물고 고개를 내민 탓입니다.

‘놀게’ 했는데, ‘컴퓨터 게임만 하면서’ 놀아도 괜찮은건가요?
‘놀게’ 했는데,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놀아도 괜찮은건가요?

아이들이나 부모들이 마음 놓고 놀 수 없게 하는 것은 ‘공부’만이 아닙니다. ‘공부’라는 족쇄를 과감히 끊어버리는 용기를 내더라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꺼리’가 변변치 않은 것이 더 큰 문제이죠. 부모님, 가족과 함께 ‘놀’ 수 없는 아이들에게, 부모님들의 걱정을 끼치지 않으며 마음껏 ‘놀’ 수 있는 문화가 죄다 상실되었기 때문입니다.

7, 80년대만 해도 아이들의 ‘놀이’ 문화는 ‘공동체’ 문화와 함께 튼실하게 우리 아이들을 지켰더랬습니다. 1981년 국내 첫 등장한 오락실 게임이 게임문화 확산의 불을 지피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려 하는 놀이’를 즐겼었죠. 그러나 ‘혼자’하는 ‘게임’은 ‘놀이’를 내몰고 더욱 진화하여 오늘에는, 발달된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혼자’ 하지만 ‘혼자가 아닌’ 게임에 우리 아이들을 ‘미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시멘트’로 둘러싸인 아파트라는 주거환경은 ‘땅의 숨결을 느끼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는 기회마저 앗아가버렸죠. 놀이터를 우레탄으로 깔아버리고 학교 운동장마저 인조잔디로 깔아버려 당췌 흙을 밟아볼 기회를 얻기가 ‘하늘에 별 따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놀이’만 잃은 거라면 움직이지 않고도 ‘놀’ 수 있는 ‘노래’가 있어 좋으련만 대중문화의 홍수는 ‘아이들의 노래, 동요’ 세상을 몰락시켜 버리고, 소녀시대와 빅뱅이 친구인 세상을 건설한지 오래라는 거 잘 알고 계시죠?

아이들은 ‘놂’으로써 배웁니다. ‘노는’ 행위는 아이들에게 살아숨쉬는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를 학습하게 하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합니다.
‘놀토’에 우리 아이들은 ‘뭘 하며, 어디서’ 놀아야 할까요?